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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장/시

나의 빈티지/박도희

by Lamsa 2019. 8. 31.

나쁘지 않은 시 
늦가을을 닮고 싶은 의자 
배터리가 다 된 시계 
죽은 매미들이 새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는 상상 
장난의 운명을 믿는 헝겊 뼈다귀를 물고 오는 강아지 
제 속도감을 즐기는 햇살 
50% 세일 아이스크림 
각종 펜 사랑 
시선이라는 행위 예술을 위하여 
막대사탕을 물고 타는 버스 
모자란 슬픔 
현혹=과제 
패, 경, 옥 같은 택배물 
늙기로 한 터널 
오후 찻잔에 담는 비 
기어코 찾으려고 하는 눈물에 관하여 

 

박도희, 블루 십자가, 문예중앙, 201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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